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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투자하지 않으면 존립할 수 없다-정석영 <아레오바고5호 특집>
2010-06-29
 
문화는 투자하지 않으면 존립할 수 없다
정 석영(조각가/새오름포럼상임위원)

“⋯⋯문화는 돈을 가진 사람이 지원하지 않으면 존립할 수 없어. ⋯⋯. 일본인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할 수 있는 능력 한도에서 문화를 지원해야 돼. 그래서 미라이공업이 훌륭한 회사라고 사람들이 말하면 사원들도 기뻐하고 (일에)의욕도 생기지. ⋯⋯.”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일본 미라이공업의 창업자 「야마다 아키오」.

그 스스로 한 때 연극에 미친적이 있다고 말하는 연극인 출신이며 혁명적인 경영자로 유명한 일본 미라이공업의 「야마다 아키오」는 「일본, 일본인, 일본의 힘」의 저자 선우 정 기자와의 인터뷰 중 ‘문화사업에 많은 돈을 쓰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하여 “‘작은 절약 큰 낭비’라는 지적이 있지만 역시 결국 사원들의 의욕을 높이고 기업에 이익이다”라며 문화예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요즈음에는 ‘문화가 경쟁력’이라거나 ‘문화의 시대’라는 구호들을 촌스러운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촌스럽다’는 표현은 낡은 생각이라거나 불필요하다는 판단의 것이 아닐것이다. 오히려 보편적이고 당연한 것이 되었다는 의미가 ‘촌스럽다’는 표현에 더욱 강하게 담겨있다고 보는것이 맞다.

그런데 시흥 사람들 사이에서는 가장 보편적이고 당연한 이 촌스러운 구호조차 듣기 어렵다. 혹 몇몇 사이에서 있을지라도 역시 구호에서 끝이다. 하여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는 언제나 뒷전이고, 그마저 이벤트성의 행사지원이나 생색내기를 위한 푼돈 나눠주기가 전부이다. 잘못된 인식과 인색한 투자가 지역문화를 낮은 수준에서 뱅뱅돌게 끈을 매고 있다. 인색한 투자는 오히려 문화상품의 수준을 끌어내리고 생산의욕을 저하시키는 등 투자의 역기능을 초래하게 된다.

지역문화 활성화는 지방정부의 재정에만 의존해서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예술 당사자는 물론이요 소비자로써의 지역사회의 애정과 관심, 그리고 적극적 참여 역시 수준 높은 문화상품의 생산의욕을 자극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지역사회의 기업들도 일본 미라이공업의 「야마다 아키오」와 같은 생각으로 문화를 바라보고 책임있는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따라서 시장을 비롯한 지역사회의 지도층과 기업인 그리고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실질적인 교류를 정례화하여 안정적인 투자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내가 속한 사회가 일류도시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지역의 일꾼을 자처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일류도시 구현의 적임자’를 외치며 유권자의 표를 구한다. 그렇게 민선자치 몇 대를 약속하고 기대하며 보냈지만 아직도 일류도시의 희망은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문화에 대한 투자와 수준 높은 문화의 향수가 특별한 것이 되는 도시는 일류도시라 할 수 없다. 문화가 투자의 우선이 되는 것이 당연시되고,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접하는 것이 일상이 되는 도시가 일류도시이고 진정으로 행복한 시민의 도시가 되는 것이다. ‘일류도시는 일류공간을 가지고 있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시흥시는 문화예술을 위해서는 일류공간은 커녕 삼류공간도 가지고 있지 않다.

지난 4월. 타 도시에서 미술교사로 재직하다 시흥의 학교로 부임했다는 제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교수님 잘 지내시지요. 저 이번 학기부터 시흥시민이 됐습니다. ⋯⋯ . 학생과 학부모들하고 특별한 작업을 했는데 그 결과물들 가지고 전시회를 좀 하려는데 추천해 주실 공간이 없는지요. ⋯⋯. 시흥에는 문예회관이나 그 비슷한 곳도 하나 없습니까. ⋯⋯. 우와 대단하네요. 도저히 이해가 안가네요. ⋯⋯”

전화를 끊고 나니 화도 나고 창피하기도 하고, 괜히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이놈의 자식이⋯⋯”.

화를 삭이고 생각하니 시흥엔 문화예술을 위한 전문공간이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렇다. 인구는 사십 만이 훌쩍 넘었는데. 그 많은 ‘사람’들이 살고있는 곳인데. 능력있다고 설치는 사람도 참 많은 도시인데. 참으로 기이한 현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가 무엇인가. 사람 사는 곳엔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문화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소통’이라고 말해 왔는데, 그렇다면 시흥의 사람들은 무엇으로 서로 소통하는가. 제자의 말처럼 나도 ‘이해할 수가 없어’졌다. 기억으로는 시흥시 20년 동안 시흥에서 지역사회와 시민의 문화수준 향상을 위한 진정한 노력과 제대로 된투자가 전혀 없었다. 갑자기 시흥시민으로 살고 있는 것이 서글퍼 졌다.

투자해야 한다.

도시의 문화 수준은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시민의 수준과 정비례하는 것이니, 수준높은 척 하고 싶은 욕구들이 허황하지 않도록 높은 수준의 문화가 여가가 되고 일상이 될 때까지 과감히 투자하여야 한다.

도시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나 도시 구성원의 생활수준 향상을 위해서나, 바람직하고 원활한 사회 소통구조의 확립을 위해서도 우리는 도시문화 수준에 대하여 함께 진지하게 고민하고, 효율적인 투자에 더이상 망설임이 없어야 한다.

“문화는 돈을 가진 사람이 지원하지 않으면 존립할 수 없다”는 미라이공업의 창업자 「야마다 아키오」씨와 그가 가진 돈의 가치, 그리고 그와 함께 느끼며 살아가는 일본과 일본사람들이 오늘 마냥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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