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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예술에 대한 단상-김원민 <아레오바고5호 특집>
2010-06-29
 
시흥 예술에 대한 단상
전통연희단 꼭두쇠 대표 김 원 민

2010년 4월 3일 미국의 애플사 매장 앞에는 첫 출시되는 아이패드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진풍경을 연출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전파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 한 달여 만에 판매량 100만대를 넘어서는 진기록을 세우며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애플사의 판매 마켓팅 전략을 높이 사고자함이 아니다. 바로 ‘아이패드’라고 하는 새로운 개념의 태블릿 형태의 멀티미디어기기의 탄생이 가져올 다양한 경제적 파급효과와 더불어 사회 문화적 패러다임의 변화에 우리는 얼마나 대응력을 갖추고 있을까, 라는 주제넘은 염려이다. 특히 세계 반도체 분야에서 우위의 경쟁력을 가졌다고 자부하는 한국으로서는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당장 도서관련 인쇄업계는 업종 변경을 심각히 고민할 시기가 곧 오게 될 듯하다. 물론 아직 그 어떤 것도 검증된 바는 없다. 그리고 섣부른 염려와 호들갑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이패드’의 새로운 등장을 통해 우리는 많은 것들을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 가장 주목할 점은 하드웨어 개발에 초점을 맞추었던 국내 지식기반 산업들의 방향성에 대한 문제이다. 즉, 통신망과 기기 개발에만 매달렸던 한국은 콘텐츠 중심의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매우 뒤쳐져 있었던 것이다. 이제 와서 국내 대기업들에서는 부랴부랴 대 자본을 투입해 개발에 나설 계획들을 발표하고 있지만 이미 시장의 선점을 뺏긴 싸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나의 전문 분야도 아닌 IP관련 산업들의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 놓은 것은 우리 시흥 지역의 예술문화 전반의 문제점들과도 일부 부합되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 시흥은 인근 시들에 비해 여러모로 기반시설이 열악하다. 특히 예술가의 입장에서 변변한 공연장 하나 없는 시흥이 매우 야속하기도 하다. 예술회관 등 전문 공연장의 필요성은 하루 이틀 거론되었던 문제도 아니고 이제는 식상하리 만큼 진부하게만 느껴진다. 예산과 시간이 수반되어야 하는 만큼 차츰 인프라 구축은 이루어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럼에도 시당국이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가 있다. 그것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바로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을 개발논리만을 앞세워 뒤로 미루어 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술 주체들은 작품의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끊임 없는 고민과 도전을 통해 경쟁력 있는 예술 콘텐츠를 확보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훗날 기반시설이 구축된들 그 안에 채워놓을 콘텐츠가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서울을 제외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설립한 예술회관들이 그 지역 예술인들이 활용하는 빈도가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대부분 중앙의 유명 예술가 또는 집단들을 초청해 대관사업하며 유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속된 말로 ‘빛 좋은 개살구’ 아니겠는가?

이제는 눈을 돌려야할 시기이다. 문화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그 안에 담을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몇 가지 선행적으로 해결해야 할 점들이 있다.

첫째로 시정부의 지원 정책에 대한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시당국의 예술정책과 수립 그리고 집행에 있어 원칙과 방향성 없이 원님의 하사품처럼 천편일률적인 예산 지원은 지역 문화예술의 발전적 미래상을 염두에 두지 않고 타 기관 및 지역의 문화사업과 비교하여 통상적인 수치로 보여 주기 위한 일회적이며 형식적인 측면이 강하다. 또한 이러한 지원은 각각의 지역예술단체들이 자생적으로 지역기반을 만들어 나가는데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이기도 하다. 예술적 완성도와 가치를 높여 나가는 전문 예술집단과 동호회 성격이 강한 비전문 집단 간의 분류를 명확하게 구분 짓지 않고 지역에서 활동한 흔적만을 가지고 모든 단체에 천편일률적으로 지원되는 현 행정은 그 어떤 것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지역 전반의 예술 수준을 크게 저하시키는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의 투자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시흥 예술의 비전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둘째로 지속적이며 일관성 있는 맞춤형 예술 정책이 필요하다. 문화 인프라 구축과 콘텐츠 개발의 점층적 확대를 통해 사람과 예술, 공간과 예술, 사회와 예술, 환경과 예술이라고 하는 큰 틀의 페러다임 안에서 특정 집단이나, 개인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향유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맞춤형 예술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이제부터라도 예술정책과 수립단계에서부터 시민 사회와 예술 주체들이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구조의 틀을 만들어 시당국만의 책임과 고민으로 한정하려하지 말고 폭 넓은 의견의 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논의할 수 있는 예술 아고라(agora), 광장을 만들자.

셋째로 우리 모두 환골탈태하듯 인식의 전환을 꾀하자. 과거 70년대 우리사회는 경제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참으로 많은 것들을 희생시켰다. 특히 선성장 후분배라는 경제적 이데올로기는 예술을 마치 여유 있는 자들의 사치품이나, 전유물로 인식시키는데 한 몫을 했다. 그리고 지금은 또 다시 경제적 논리를 앞세워 예술의 가치를 물질적 생산품으로 인식하는 경향들이 짙다. 이러한 인식의 폐단은 예술의 진정성과 순기능을 왜곡시키는 폐단을 낫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해 대자본을 앞세운 독점적 예술집단만의 전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술은 우리 삶의 반영이며, 인간의 근원을 찾아가는 것일 수 있다.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그 어떤 것이 아닌 삶 그 자체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넷째로 이제는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할 때이다. 애플사의 아이패드의 성공전략은 무엇보다도 긴 시간 믿음과 신뢰를 가지고 투자를 하였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고질적인 문제는 물적 자원의 부족을 인적자원만으로 충당해 오던 관행들이 아직도 뿌리 깊게 각인되어 있다. 과거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서는 일정부분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21세기는 지식기반 중심의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 즉, 유형의 산업시대에서 무형의 산업시대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 핵심 키워드는 문화와 예술이라는 점에 대해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에 부흥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예술관련 예산의 비중을 대폭 강화해야 하며, 적극적인 투자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으로 두서 없이 시흥예술에 대한 생각들을 일별해보았다. 참 많은 것들이 부족하고 변해야할 것 또한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예술의 진정성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예술인들은 스스로의 게으름을 경계하며 창작활동에 전념해야 할 것이고, 시당국은 형식적 예술행정에서 벗어나 지역발전의 범주 안에 예술을 중심에 놓고 사고하려는 의식의 전환을 꾀해야 할 것이다. 곧 도래할 미래사회에 우리 시흥이 또 다시 변방의 초라한 엑스트라가 될 것이냐, 아니면 주역이 될 것이냐는 오로지 우리들의 몫이다.
 
이런꿈 꾸어도 되나요?-김재문 <아레오바고5호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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